국립DMZ자생식물원은 과거 한국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한 땅이자 우리나라 최북단 지역인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일명 '펀치볼'**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2016년 10월 일반에게 문을 연 이 식물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분단의 땅에서 미래와 통일을 준비하는 특별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곳은 산림청 국립수목원 분원 형태로 조성되어, DMZ 지역 산림 생태계의 조사, 연구, 보전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총 18ha(약 5만 4천 평) 규모의 광활한 면적에 조성된 식물원에는 약 1,2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이 중에는 보존 가치가 높은 희귀 및 특산 식물 141종과 남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북방계 식물 600여 종이 특별히 수집, 보전 및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는 DMZ와 접경지역의 독특하고 풍부한 생태적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내려는 식물원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식물원은 DMZ의 다양한 생태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총 10개의 전문 전시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요 전시원은 다음과 같은 특색을 지닙니다.
북방계식물원: 백두산떡쑥, 흰양귀비 등 남한에서 보기 힘든 북한 및 북방계 식물자원을 집중적으로 수집하여 보전하는 공간으로, 기후변화에 취약한 고산 침엽수종까지 포함하여 산림 생명자원의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희귀·특산식물원: DMZ 일대에 분포하는 모데미풀, 노랑무늬붓꽃, 금강봄맞이 등 멸종위기에 처한 종과 지역 특산종을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연구 중심 공간입니다.
WAR가든: 한국전쟁의 아픈 역사와 자연의 강력한 회복력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주제 정원으로, 방문객들에게 생태·평화·안보의 의미를 동시에 되새기게 하는 교육적인 장소입니다.
국립DMZ자생식물원은 단순한 전시 기능을 넘어 연구와 보존의 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DMZ 및 접경지역의 산림생물다양성 조사와 식물자원 수집, 희귀 식물의 증식 및 생태 복원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통일 이후 북한 산림 자원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는 한반도 산림 생태계의 전초기지입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식물 하나하나에 깃든 DMZ의 역사적 숨결과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며, 분단의 땅이 **‘평화의 숲’**으로 변화하는 희망의 상징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